원래는 일찍 가서 첫경기인 전주고와 상원고의 경기도 보려고 했는데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 좀 늦게서야 갔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8회말 전주고가 공격 중이었고, 점수는 0:0 무사 주자 1,2루 상태였다.
설마 한점은 나겠거니하고 전주고 덕아웃이 있던 3루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다음 두타자 연속삼진과 내야땅볼로 무득점..;;
그리고나서 9회초부터 그때까지 무피안타 무사사구 노힛노런 중이던 전주고 투수 장우람을 보게 되었다.
사실 집에서 나오기 전 양팀 선발투수는 보고 나왔는데 경기장에 와보니 선발투수가 누구였는지 통 생각이 안나는 거다.
선발이었으면 대단하네라고 생각하며 여기저기 문자질로 호들갑을 떠는데... 그 순간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왔다. -_-;;;
왠지 내가 안갔으면 장우람이 무사사구까지 이루었을지 모르겠다는 불길함이 드는 건 뭐람. 기우겠지? -_ㅠ
볼넷 후에 상원고 쪽에서 자신이 없었던 건지 1사였는데도 보내기번트를 댔지만 다음타자의 범타로 득점하진 못했다.
야수의 실책이 아닌 투수가 내보낸 첫출루라는 위기(?)를 잘 벗어나고 9회말 전주고한테 기회가 한번 더 왔다.
1사에 기습번트를 좋은 코스로 보내 내야안타로 만들었고 바로 다음타자가 안타를 쳤다. 그러나 이번엔 병살로 마무리..;;
그렇게 연장전에 들어가면서 양팀 27번 투수 전주고의 장우람과 상원고의 김민석은 매이닝 삼자범퇴를 만들어갔다.
12회말에 전주고에게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었는지 첫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가고 다음타자가 착실하게 번트를 대줬다.
그러나 다음타자가 투수앞 땅볼로 물러나자, 4번타자처럼 생긴 3번타자 김웅비는 고의사구로 나가게 되었다.
마지막... 몸매를 보면 4번타자 같지 않던 김광연이 초구 친 공이 투수 손에 들어가며 경기는 내일로 연기되었다.
기록만 보면 출루라고는 볼넷 하나와 실책 두개 뿐인 상원고가 점수를 못 뽑은 건 당연하다고 치자.
그런데 안타 8개를 치고, 볼넷 7개를 얻은 전주고가 상원고와 12회까지 0:0이라는 건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듣자하니 원래 짜임새가 없다는데... 정말 이렇게 점수 한점 뽑기가 힘들면 어쩌냐.

우동균이 빠진 상원고 상대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장우람이 12회동안 1볼넷 무피안타 11삼진으로 던진 건 박수쳐주고 싶다.
기록만 가지고 혼자 흥분한 상태라 눈에 뵈는 게 없는 상태였는데, 12회까지 쳐지는 거 없이 제구는 잘 되는 모습이었다.
1회부터 못 본게 아쉽기도 하고, 상대 타선의 덕인지 구위가 좋은 건지 장우람이 투구하는 것을 다시 보고 싶다.
그렇다고 한시간이 될지, 십분이 될지 모를 서스펜디드 경기 하나 보자고 귀찮은 몸을 이끌고 동대문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
그러니 내일 꼭 전주고가 이겨서 진흥고와 붙는 걸 보고 싶은데 어찌될런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대충 세어보니 장우람의 투구수가 119개 정도던데 내일 또 나오지는 않겠지?
(12이닝동안 1이닝에 10개씩 밖에 안던지다니 내가 잘못 센건지 투수가 대단한건지...;;;)
오늘 경기가 종료된 게 아니라 내일 안 나오면 투수 개인으로서 노힛노런은 인정 못받을테니 아쉬울 것 같다.

전주고의 경기가 내일로 연기되고, 광주동성고와 동산고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비구름에 우산을 가져가야 하는지를 고민했던 10분이 아깝게 하늘엔 해가 쨍쨍 떠있어서 시종일관 타죽는 줄 알았다. -_-

동성의 선발은 장경훈, 동산의 선발은 SK의 1차지명 황건주였다.
동산의 첫타자가 친 공을 노진혁이 열심히 뒤로 가서 잡을 뻔만 하고 안타가 되면서 처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장경훈의 제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겨우 두타자를 잡았으나, 4번 한승민에게 2루타를 맞으며 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다음타자 정진혁이 좌익수 앞에 안타를 쳤고 2루에 있던 한승민은 홈으로 달려갔다.
짧지않은 안타라 또 실점하나 싶었는데, 좌익수 조우상이 공을 잡자마자 정확한 빨랫줄 송구를 하며 주자를 잡아냈다.
이 때 주자를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한 게 경기 승패에 영향이 컸다고 본다.
다음 타자가 또 안타를 쳤을지 모를 일이지만 분위기는 동산고 쪽이었고, 장경훈은 여전히 안좋아 보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조우상이 3타점짜리 2루타를 친 것을 빼고라도, 이 송구 하나로 충분히 인상에 남는 선수가 되었다.

잘은 몰라도 프로구단의 1차지명을 받은 선수이니 황건주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 동성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우려도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첫타자 문선재가 느닷없이 기대하지 않았던 좌측담장 넘기는 홈런을 쳐서 동점을 만드는 거다.
문선재가 출루만 잘해주면 공격이 좀 풀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홈런까지 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좋아좋아~
그 후로 황건주는 썩 좋지 않았다. 1회에 피홈런 맞고 사구 내준 것 빼고 3회까지 안타 하나에 볼넷만 네개를 던졌다.
결국 3회 2사 후에 안타 하나, 볼넷 세개로 밀어내기 한점을 내주고 황건주가 강판되면서 동산은 무너졌다.
여전히 2사 만루인 상황에서 조우상이 바뀐 투수를 상대로 좌중간으로 2루타를 치며 주자를 모두 쓸어담았다.
그리고 바로 오정윤이 초구에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조우상을 불러들이면서 6:1이 되었다.
이러다 콜드게임 되는 거 아니냐고 설레발 문자를 보낸 순간 이닝을 마무리하는 송단비. 설마 나때문이라고 하지는 않겠지?

4회에는 늘 몸매는 좋구나-_-로 언급을 하게 되는 임익현이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쳤다.
올해 임익현이 안타치는 거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이 문선재는 삼진을 당하고 윤효섭이 우중간 안타를 쳤다.
윤효섭은 경기 끝나면 가장 옷이 지저분하게 열심히 뛰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정이 가고 이뻐보이는 선수다.
그러나 내가 본 안타라고는 방망이가 아닌 발로 만든 거 하나뿐이라 안타까웠는데, 외야로 안타를 날리자 정말 좋더라. ㅎㅎ
그리고나서 노진혁과 윤도경이 2루타를 치며 3점을 더 내면서, 나는 또 이번엔 진짜 콜드되겠다며 문자질을 했다.
전송버튼을 누르는 순간, 2루주자 윤도경이 3루로 가다 주루사를 당했다. 또 나때문이라고 하면 안되는 거다. -_-;;
그 후로 추가 점수는 내지 못했지만, 7회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콜드게임으로 동성고가 이길 수 있었다.

장경훈은 1회말 동점이 된 후 안정을 찾아가며 내야땅볼을 많이 유도하며 5피안타 1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위기가 한번 있었는데 4회초에 안타, 사구를 내주며 무사 1,2루를 만들고 다음 타자를 직접 땅볼처리했다.
그리고나서 다음 두타자를 연속 삼진처리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어퍼컷을 날리더라.
얌전한 모습으로만 기억했었는데 의외의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더 맘에 드네. -_-
점수가 벌어지고 콜드게임 분위기로 가면서 6,7회는 이광민과 윤명준이 1이닝씩 나눠 던졌다.
재밌었던 건 7회 8점차라 7회말에 동성고의 공격이 필요없었는데, 윤명준은 착각을 했나보다.
7회초를 잘 마무리하고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가다 모두 다 나오자 놀랐는지, 다시 마운드쪽으로 되돌아갔다.
맨날 뚱한 표정 같아 보였는데 윤명준도 은근히 귀여운 녀석이구나. ㅎㅎㅎㅎ

경기 보면서 동성고 타자들이 미친듯이 친다고 했는데, 이제서야 기록한 걸 꺼내보니 멀티안타를 친 건 노진혁 뿐이다.
집중력있게 몰아쳐서 그런지 정신이 없었을 뿐 모든 타자들이 미치진 않고 얌전히 1안타씩을 쳤더라. -_-
황사기 때 타격왕을 하며 나혼자 이현곤이라고 대입시키게 했던 이상원과 지명타자 송단비만이 안타가 없었다.
이상원도 안타는 없었지만 3번 타석에 들어서서 2번 볼넷을 골라냈는데 그것도 점수가 나온 3,4회에 만든 것이다.
임익현으로 시작해 송단비로 끝난 3,4회에 8점을 만든 집중력이 좋아보였다.
한명만 터지는 것보다 여러명이 함께 폭발하는 게 짜임새 있어서 크게 보면 더 좋아보인다.
문제는... 초반엔 이런 모습인데 강팀과 만나야하는 위로 올라갈수록 그렇지 못하다는 거다.
이건 대단한 에이스보다 윤명준, 장경훈, 이광민 등이 함께 이끄는 투수진도 비슷한 모습이다.
한번 지면 끝인 고교야구 무대에서 특별난 선수가 없다는 건 우승을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면일지 모른다.
그래도 한선수가 먼저 생각나는 게 아니라 선수들 골고루 좋아보이는 동성고가 맘에 든다.

동성 아이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BlogIcon 잇힝 2007/08/12 0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주고가 기아야구를 -_-;;;;
    어헛어헛...연속안타 치고도 점수 못내는 기아잖아요...거기엔 감독의 힘이;;
    우람이가 낼도 나올 것 같은걸요;; 어쩔 수 없는....
    우상이의 기막힌 송구~보면서 박수를 쳐댔어요 ㅎ
    4회초가 젤 기억나요 ㅎㅎ 마지막 최고 ㅋㅋㅋ
    명준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라 ㅋㅋ
    다들 잘 친 줄 알았더니;;; 하나씩만 열심히 쳤군요 ㅎㅎㅎ
    선재의 홈런도 슝~~~ㅎ 이게 2호라니; 생각보다 홈런이 없었군요~ㅎ

    • BlogIcon nori 2007/08/12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주고는 딱히 감독이 삽질을 하지도 않았는데 타선의 힘이 좀 부족해뵈드라. 아쉬웠지. 20분 있으면 서스펜디드 경기 시작할텐데 깔끔하게 1이닝 막고 타자들 한점만 뽑아주길...
      동성고는 어제는 모두가 다 잘한 것 같다. 동산고가 무너진 이유도 있지만...
      문선재 홈런 멋있었다. 올해 동성고 타자들이 친 홈런만 세개째 본다. 으하하하~

    • BlogIcon 잇힝 2007/08/12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방금 켰더니.......어제에 이어 장우람 선수가 계속 던집니다. -_- 역시~
      벌써 두번째 삼진이군요~
      역시 에이스 ^^;


      오호~~도경, 진혁, 선재 홈런?? ㅎㅎ

    • BlogIcon nori 2007/08/12 1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우람 대단하다. 벌써 14회인데 여전히 삼자범퇴 행진.
      진짜 탈나지 않았음 좋겠다. 전주고 타자들 제발 한점만...
      근데 에이스 맞는거야? 최정상도 있다며?

      결국 노히트노런은 깨졌네. 그냥 18회 완봉승... 한경기 노히트노런하고 다음날 또 완봉투한 거잖아. -_-

  2. BlogIcon 찡즈 2007/08/12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우~ 동성고 애들 왜 이리 마르고 길쭉길쭉한지.. 선배들과는 달라 ㅎㅎㅎ
    양손으로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배트를 다리 사이에 낀 효섭군 ㅋ

    동성을 일명 도깨비팀이라고도 부르잖아. 칠 땐 아주 몰아치는 게 정신이 없어 ㅎ
    근데 결승만 가면 갑자기 변비타선이.-_-
    우상이는 지역예선에서도 꾸준히 잘 했는데, 은근히 클러치히터의 기질이 있는 듯?
    던지는 것도 좀 보고 싶은데 말이야.

    • BlogIcon nori 2007/08/12 1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배들과는 달라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주형이. ㅎㅎㅎㅎㅎ

      조우상이 투구한 게 언제가 마지막인데요? 저도 보고 싶은데 올해는 3학년 셋이 잘해주니 진로 결정 이후에나 볼 수 있으려나요?

    • BlogIcon 찡즈 2007/08/13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형이도 고교땐 나름 슬림했던걸 ㅎㅎ
      우상이 실전에서 투구한 적이 있었나(작년에?)
      예전에 말한 프로그램에서 좀 보고.. 말로만 들어 기대하는 중이야.

    • BlogIcon nori 2007/08/13 0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슬림주형... ㅎㅎㅎㅎ

  3. 이상원 2008/06/01 1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이름도 있네요~

  4. 이상원 2008/07/02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어떡해아시네요;

    • BlogIcon nori 2008/07/03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작년에도 야구보고 올해도 야구보니 당연히(?) 알죠. ^^;;
      주말에 하계리그 보러 갈 생각인데 열심히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