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절대 못가를 외쳤으나 숭의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미추홀기라기에 시간내서 인천으로 갔다.
숭의구장 갈 때마다 짜증낸 기억밖에 없는데 뭔 의미씩이나 두며 찾아갔는지 오늘도 처음엔 왜갔나 싶었다.
야구장까지 두시간 거리... 조금 늦게 출발을 해서 용산역에서 급행을 갈아타려고 했는데 거기서부터 문제였다. 좁은 공간에 앞에서 알짱거리며 걷는 사람 때문에 뛰지를 못해서 눈앞에서 급행열차를 놓치고 짜증을 내며 20분을 기다렸는데... 왜 온다던 급행열차는 건너뛰고 광명행 열차가 먼저 오는 거냐? 그렇잖아도 비가 부슬거려서 불안한데다 짜증까지 나다보니 다시 발길을 돌릴까 망설였지만 토스트 하나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묵묵히 동인천행 급행열차를 기다렸다.
산만한 정신상태로 야구장에 들어가니 광주일고와 김해고의 경기는 5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분명히 국철 안에서 1대0으로 일고가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3대1로 김해고가 있는 건 뭐냐. -_-;;;
머리 긁적이다 5회를 흘려보내고 6회초 1사 만루에서 병살타도 가능했던 타구를 김해고 유격수가 바로 옆에 있는 2루수에게 토스를 제대로 못하면서 1점을 내줬다. 거기서 그치면 좋은데 곧바로 폭투로 동점을 만들어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투아웃을 잡으며 동점에서 끝났으니 일고는 깝깝하고, 김해고 투수 하해웅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광주일고 손명기 안타
일고가 7회에 지친 투수를 상대로 안타 5개를 몰아치며 5득점에 성공해서 지루한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야수 중에 허경민을 제외하고는 주전 라인업이 다 뛰면서도 경기를 쉽게 못 풀어가는 모습에 답답했는데 신기한 게 7회에 안타 친 선수가 죄다 3학년(손명기, 조영선, 김태형, 윤민섭, 정승인)이더라. 형만한 아우 없다는 건가? ㅎㅎㅎ
안타가 많이 나와도 일고 타선이 답답하게 느껴진 건 5점 중에 2점은 상대 실책과 폭투로 얻은 점수였고, 8회 추가한 1점도 내야수 실책으로 출루해 폭투로 얻은 점수였다. 내가 본 일고의 8득점 중 5점이 그런 점수인데 상대가 실책할 때 점수를 뽑는 게 강팀이라지만, 상대가 다른 팀이었으면 어찌되었을지... 어쨋든 큰 점수차로 이기긴 했는데 양팀 전력을 생각하면 일고의 경기 풀어가는 내용이 아쉬웠다.
황사 때도 첫경기에 충훈고 만나서 간신히 이기더니 인원 적은 팀 만나면 이러는 건지, 그냥 대회 첫경기는 늘 덜 풀린 상태로 경기하나보다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점수가 벌어지면서 투수였던 장민제는 7회에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8회 2사 후에 박국남이 연속안타 맞고 볼넷을 계속 내주면서 장민제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건가 생각을 하는 순간 마지막 타구가 장민제 손에 잡히면서 어쨋든 장민제가 위기를 끝냈다. 저 멀리 우익수 위치에서 3루까지 귀엽게도 뛰어오던 장민제는 바로 다음 이닝 선두타자로 나가기 위해 헬맷고 쓰고 장갑도 끼고 열심이었는데... 타석엔 대타가 들어오는 게 아닌가. 타자 장민제 찍겠다고 카메라도 들고 있었는데 아..아쉽다. -_-;;;
그리고 박국남은 이닝이 지날수록 제구가 심각하게 안되었는데, 9회말 하해웅을 상대로 머리 위로 날아가는 공 3개를 연속해서 뿌려댔다. 공을 피하던 하해웅은 바깥쪽으로 빠지는 네번째 공에도 움찔해서 주저앉는 웃지못할 장면도 있었다.
김해고 투수 하해웅
9회말에도 볼넷 2개와 상대실책으로 무사 만루가 되면서 장민제를 일찍 뺀 일고가 긴장하겠다 싶었는데... 실책을 했던 정승인이 직선타를 잘 잡아 2루 주자까지 잡으면서 김해고의 마지막 기회는 그대로 끝났다.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열심히 뛴 김해고 선수들 모습에 그저 박수쳐주고 싶기만 했다. 아마야구 보면서 지는 팀 경우에 대부분 생각하는 거지만 실책만 줄였어도 좋은 결과 있었을텐데 아쉽기도 하다.
두번째 경기인 충암고와 유신고의 경기는 1회초에 승부가 기울어버렸다.
충암고가 김동영과 연재흠의 3루타를 포함한 5안타, 3볼넷을 집중시켜 잔루는 단 한 개만을 놔두고 대거 7점을 만들었다. 문찬종의 좌전안타와 김동영의 3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는데 김동영이 바깥쪽 공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뒤로 넘기는 스윙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나서 충암은 후속타자 땅볼 때 김동영이 홈에서 아웃된 2사 후에 공격의 집중력이 더 좋아 보였다.
유신고 투수 김학성
김학성은 2회부터는 호투하면서 타격감 좋은 충암고를 상대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제구가 안정적이어서 사구 2개 빼고는 볼넷이 없어 편하게 야구를 봤다. 마지막 타자가 친 투수 앞 땅볼 타구는 부러진 방망이가 먼저 날아왔는데도 침착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수비까지도 차분해 보였다.
결과론이지만 김학성이 선발로 나왔으면 초반에 이렇게 맥빠지지는 않았을텐데 아쉽다. 좌타자 일색인 충암고 타선 상대로 사이드암 투수가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좌타자들이 공을 쳐다만 보다 삼진당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보였는데...
충암고 구황 파울홈런칠 때인가? -_-a
유일하게 볼넷을 내줬던 4회말 2사 후에 이효상이 김준용에게 안타를 맞고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그 순간 감독이 올라와 한마디하고 내려가자 삼진으로 이닝 마무리... 무슨 얘길 한거지? -_-a
그리고 딴 얘기를 하자면 충암이 1회에 대량 득점을 한 건 1번타자가 아웃된 덕이라고 소심하게 생각해본다. -_-;;;
작년에도 10점 가까운 점수차에도 아랑곳 없이 번트 지시하던 충암 감독이었는데 오늘은 원아웃 이후부터 안타가 나와서 그런지 번트를 보지 못했다. 충암고 경기를 못보던 사이에 뭔 변화가 있었던 건지 몰라도 나름 신선해 보이던 걸. ㅎㅎㅎ
타자 중에서는 3타수 3안타를 친 구황이 타격감이 제일 좋아 보였다. 첫타석도 볼넷으로 나가긴 했지만 우측 파울설 살짝 벗어나는 파울 홈런도 시웠했고... 무엇보다 아까운 파울 홈런 뒤에 삼진 안 당하고 걸어나가는 모습도 희귀한 모습이라 더 대단해 보였다. ㅎㅎㅎ 1학년인 작년에도 3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년엔 어떨지 더 기대가 된다.
마지막 동산고와 화순고의 경기는 시간 사정상 넘어가려 했으나, 왠일로 체력이 따라주는 것 같아서 다 보고 말았다.
막판에 경기가 길어지는 듯해서 8회에 먼저 자리를 떠야하나 고민을 계속 했는데 좀만 더를 외치며 버텼더니 약속시간을 칼같이 지킬 수 있었다. 타이밍이 기가 막혀서 양팀 선수들이 기특해보였다고 하면 내가 이상한 건가? ㅎㅎㅎㅎㅎ;;;;;;;
선발 인재흥과 최성락을 내세운 양팀의 초반 페이스는 비슷했다. 2회말에 화순고가 신진호의 2루타와 최진선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자 동산고도 3회초에 곧바로 김두진과 전준영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4회초 선두타자에게 기습번트로 안타를 내준 화순고가 안우주를 바로 올리자 동산고 타선은 묶였고, 화순고는 5회에 5안타를 집중시키며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화순고 4번타자 신진호
2회와 4회 신진호와 최성락이 연속출루하면 구경덕이 번트를 잘 대주어서 1사 2,3루를 만들고 최진선이 타점을 올리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앞타자들이 잘해서 번트만 대야했던 구경덕은 5회에는 1사 만루에 나와서 분노의 2타점짜리 안타를 치기까지 했으니 더 좋은 인상으로 남는다.
그리고 9번타자로 들어선 안우주가 바깥쪽 공에 쓰리번트까지 성공시킨 것은 기아 선수들보다 훨씬 낫더라. -_- 아마야구에서 선두타자가 출루하면 대개 번트를 대는데 그렇다고 모두가 번트를 잘 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오늘 화순고는 번트만은 백점짜리였다고 생각한다. ㅎㅎㅎ
한점차로 앞선 5회말 화순고 유휘봉의 안타 후에 김선현의 번트 타구를 포수가 2루로 악송구 하면서 분위기가 화순고 쪽으로 흘렀다. 그 때부터 신성호, 신진호, 최성락, 구경덕까지 중심타선이 쉼없이 4안타가 나와 점수차를 5점으로 벌어졌다.
화순고 타선이 고르게 잘 했지만 그 중에서도 4번타자 신진호의 타격감이 매서웠다. 선두타자로 나온 적이 많아서 타점은 없었지만 4타수 3안타에 나갈 때마다 홈을 밟고 들어왔고, 마지막 타석에서의 중견수 뜬공도 잘 맞았는데 아쉽게 잡힌 타구였다.
화순고 배터리와 내야수
9회가 시작될 즈음에 동산고 동문인지 어디선가 만루채워 홈런이면 동점이라고 하는 얘길하는 걸 듣고 넘겼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며 약속시간을 미루고 욕을 먹을지 말지에 대해 고민이 되는 거다.
그리고 들어서 한승민이 친 타구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것으로 보여서 머릿 속이 텅 비기 시작했는데 화순고 우익수 최진선이 번개처럼 달려가 공을 건져냈다. 홈런이 아니라도 충분히 2루타 가능한 타구로 봤고 2점차가 되면 분위기상 어찌되었을지 모를 일인데 가장 중요한 수비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의 타구까지 최진선이 앞으로 달려나와 잡아내며 막판 긴장감 넘치던 분위기는 끝이 났다.
화순고 신성호와 신진호
김이박씨가 아닌 비슷한 이름이 있으면 한번쯤은 생각하게 되는데 중심타선에 붙어있으니 진흥고 때 나성범, 나성용 형제도 생각나서 더 형제일지 궁금해졌다. 거기다 하드웨어 좋은 나씨 형제처럼 이 둘도 체격이 좋아서 묘하게 매치가 된다. 둘 중에 한명은 포수인 것 같지 같잖아. 흠... 또 나만 이런 추측하는 건가? -_-a
형제라면 대체로 형제 중에 포수가 있으면 형이 포수를 하고 동생은 투수나 야수를 하는 형제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3학년 신성호는 2루수고, 2학년 신진호는 포수라 이건 좀 신기하다. 그냥 좀 쓸데없었던 생각은 여기서 그만하자. ㅎㅎㅎㅎㅎ
아, 허승민과 허경민으로 검색해오는 사람들도 있던데 둘이 형제인지 궁금해서 그러는건가? 그렇다면 둘은 형제 아님. -_-;;;
대회 책자를 사서 오는 길에 봤더니 5번의 대회에서 화순고가 준우승만 2번을 했더라.
인천팀도 아닌데 미추홀기와는 인연이 있는 모양? 오늘 보니 왠지 예감이 좋은데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 있기를...
팜플렛하니까 청룡기 생각난다. 팜플렛 사려고 물어봐도 안판다고 해서 포기했는데 나중에 보니 다들 손에 들고 있더라는...
그냥 뿌린 건지, 나만 못 산 건지... 에잇~ 어디 굴러다니는 청룡기 팜플렛 없을까? -_ㅠ



오호.... 이러면... 미추홀기 내내 숭의구장에 가시는건가요?
한자리에서 세경기라니..
대단하신...노리냥
그럴리가요. 원래 안가려고 했다가 기념삼아 딱 하루 다녀온 거라고 써놨을 걸요.
신성호-신진호가 형제간인지는 잘 모르겠고...
신진호가 입학했을 당시 화순고를 아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드디어 화순고가 포수다운 포수가 생겼다는 분위기였죠...
뭐 1학년이 입학도 하지 않은 선수가 겨울 연습경기에서도 주전포수로 나올 정도였으니...
구경덕, 유희봉이 벌써 3학년이 되었네요...
유희봉은 1학년 봉황기에서 전주고(맞나? 기억이...) 상대로 연타석 홈런 때리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나는데...
왜 갈수록 스윙이 나빠지는지...
김선현은 어떻던가요?
화순중 시절에는 봤는데...막상 고교진학후에는 플레이를 한번도 못보네요...
작년에 1학년이 포수 하는 거 보면서 관심가긴 했었는데 올해보니 1년새 더 듬직해 보이더군요. 이 날 경기에서는 타격 내용이 좋아서 더 눈이 가더라구요.
내일 결승에서 다시 인천고와 붙던데 신진호가 작년엔 1년새 투수들과 우승을 잘 만들어 볼 지 기대됩니다.
김선현은 수비 얘기를 하면 아무래도 김선빈과 계속 함께 얘기되지 않을까 싶네요. 타구를 미리 판단하는 센스가 좋아야 자신의 단점을 커버할텐데 김선빈처럼 미처 다 쫓아가지 못하고 안타 만드는 타구를 보니 안타깝더라구요. 아직 1학년이니 키 좀 더 크면 좋으련만...
타격은 개인적으로는 작년 김선빈보다 좋게 봤습니다. 안타는 없었는데 스윙이 괜찮더라구요. 장타력은 형만 못할 것 같긴 한데 좌타자라 이점도 있으니...
제가 말씀드리는 것보다 내일 결승 중계라도 기회되시면 보시면 좋을 듯해요. ^^
신성호-신진호
형제맞아요~ㅋㅋㅋㅋㅋ
그렇잖아도 볼 때마다 얼굴도 닮은 것 같아서 좀 더 확신을 하는 차였는데 진짜 형제 맞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늘 있었던 미추홀 결승 기대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쉽게 인천고에게 졌네요.
특히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그래도 화순고는 짱입니다. ㅎㅎㅎ